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가 직면한 이 거대한 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기후체제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기업들에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생존 전략을 요구하며, ESG 경영을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필수적인 요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 선택이 아닌 필수
지구 온난화는 기상이변,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 등 전례 없는 위협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2023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폭염, 가뭄, 홍수 등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류의 삶의 터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 활동과 공급망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신기후체제를 구축하고,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 정책 동향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 탄소가격제 도입 및 확대
탄소가격제는 탄소 배출에 가격을 매겨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정책입니다. 대표적으로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와 탄소세가 있습니다.
-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 정부가 기업들에게 탄소 배출 허용량을 할당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유럽연합(EU), 대한민국,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70개 이상 국가 및 지역에서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하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배출권 거래제(EU ETS)는 2005년 도입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최근 몇 년간 배출권 가격이 크게 상승하여 기업들의 탄소 감축 노력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20일 기준, EU ETS 기준 탄소배출권 가격은 €72.97/tCO₂e으로, 이는 지난 1개월 동안 약 0.32% 상승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 약 7.23% 상승한 것입니다
- 탄소세: 기업이나 개인이 배출하는 탄소량에 비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일찍이 탄소세를 도입하여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캐나다, 스위스 등도 탄소세를 시행 중입니다.
✅ 재생에너지 전환 촉진
탄소중립의 핵심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각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 보조금, 세금 혜택, 의무 할당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태양광, 풍력 발전 확대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태양광 발전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습니다. 2024년 5월 IEA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510 GW를 기록했습니다.
✅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투자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수소 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등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및 기술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역시 그린 딜 산업 계획을 통해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의 뉴노멀: ESG 경영
신기후체제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입니다. 과거에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가 주된 평가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비재무적 요소인 ESG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부상했습니다.
- E(Environment) – 환경: 기후 변화 대응, 자원 효율성, 오염 물질 배출 관리, 생물 다양성 보전 등 기업의 환경 영향을 평가합니다.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친환경 제품 개발 등을 통해 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S(Social) – 사회: 노동 관행, 인권, 고객 만족, 지역사회 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을 평가합니다.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 공정한 거래 관행 준수 등이 포함됩니다.
- G(Governance) –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감사 시스템, 주주 권리 보호, 윤리 경영 등 기업의 투명하고 책임 있는 지배구조를 평가합니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과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입니다.
ESG 경영은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선 비즈니스 기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ESG 평가가 우수한 기업은 투자 유치에 유리하고,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얻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의 부상: 탄소중립 시대의 기회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기존 산업의 변화를 촉진하고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이끌고 있습니다.
✅ 재생에너지 산업의 급성장
태양광, 풍력, 수소 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 산업은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동력입니다.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로 발전 효율이 향상되고 발전 단가가 낮아지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상풍력, 그린 수소 생산 기술 등은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유망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폭발적 성장
전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및 이차전지 산업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계획을 발표하는 완성차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고성능, 고효율 배터리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 충전 인프라 등 관련 산업 생태계 전반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산업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것을 넘어, 이미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거나 활용하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CCUS 기술은 산업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글로벌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며 막대한 투자와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글로벌 CCUS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202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친환경 소재 및 자원 재활용 산업
플라스틱 오염 문제와 자원 고갈 우려가 커지면서 친환경 소재 개발 및 자원 재활용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식물 기반 소재 등 친환경 소재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존 소재를 대체하고 있으며,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자원 순환 경제 구축은 미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
신기후체제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인류에게 거대한 도전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할 수 없으며,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규제 준수를 넘어,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것입니다.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은 순탄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후 변화 대응이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는 점입니다. 기업, 정부, 그리고 모든 개인이 힘을 합쳐 이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면, 우리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번영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업은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